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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장 끝나자 봉하마을 장례지원 전면 중단

by 소솜다솜 2009. 6. 1.

김해시·행안부, 참 야박도 하십니다
국민장 끝나자 봉하마을 장례지원 전면 중단
09.06.01 10:16 ㅣ최종 업데이트 09.06.01 10:16 이윤기 (ymcaman)
  
식사와 식수지원을 할 수 없음을 알리는 안내문
ⓒ 이윤기
노무현

지난주 국민장 기간에 조문을 다녀오지 못한 두 아들을 데리고 봉하마을에 다시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빈둥거리는 아들녀석들에게 봉하마을에 다녀오자고 했더니, 흔쾌히 가자고 따라나서더군요.

 

저 역시 지난달 29일 영결식을 마치고 화장 후에 정토원에 모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한 번 더 찾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국민장이 끝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은 여전하였습니다. 국민장 기간만큼 사람들이 밀려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마을 앞 공단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야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셔틀 버스 운행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대부분 승용차를 가지고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들은 오랜 시간 기다려서 마을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장례 기간 때처럼  공단 주변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마을을 찾고 있었습니다.

 

  
끊이지 않는 봉하마을 추모 인파, 5월 31일(일) 오후입니다.
ⓒ 이윤기
노무현

 

1.5km 정도 거리를 가볍게 걸어서 봉하마을에 들어섰더니, 눈에 띄는 '알림판'이 두 군데나 붙어 있었습니다. 아마 국민장이 끝났음에도 전국 각지에서 봉하마을을 찾아오는 조문객들에게 밥 한 그릇은 고사하고, 물 한 그릇도 대접할 수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써 붙인 안내문인 듯하였습니다.

 

"행안부와 김해시의 식사 및 식수지원이 중단되어 부득이 조문객 여러분께 지급해드리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 자원봉사자 일동"

 

김해시와 행자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이 지나고서 여론의 질타를 당한 후에야 부랴부랴 식수와 식사를 지원하더니,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모든 지원을 완전히 중단하였다는 것입니다. 

 

'뻑' 하면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하는 이놈의 나라, 참 인심 한 번 야박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국민장 기간이 끝났다고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국민들이 끊이지 않고 봉하마을을 찾고 있는데, 밥 한 그릇은 고사하고, 물 한 그릇도 대접해주지 못하는 것이 김해시 인심이라는 것 아닙니까?

 

봉하마을, 헌화할 국화꽃도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는 조문객이 아니고, 김해시를 찾는 그냥 단순한 관광객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대접은 너무 야박합니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 빈소를 찾는 조문객이 끊이지 않는 마당에 물 한 그릇조차 대접해주지 않는 것, 참 해도 너무하는군요.

 

  
행안부와 김해시의 장례지원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
ⓒ 이윤기
노무현

 

모르긴 해도 앞으로 봉하마을은 광주 망월묘역 못지 않은 이 나라 민주성지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언젠가 김해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태어나고, 그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봉하마을을 김해시의 자랑으로 삼을 날이 분명히 오리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국민장 끝났다고 이렇게 야박하게 하고서, 나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얼마나 팔아먹을지 두고 볼 일입니다. 제가 찾은 일요일에는 조문객들이 헌화할 국화꽃도 없더군요. 여전히 수백 명씩 줄을 서는 조문객들은 대표로 한 분이 향불 하나 밝히고, 예를 올리고 쓸쓸하게 돌아서야 할 만큼 분향소가 초라해졌더군요.

 

하기야, 서울 덕수궁에서는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전경들이 들이닥쳐 분향소마저 때려 부순 정부이니 어쩌면 이 정도 야박한 인심에 섭섭하다고 하는 제 생각이 틀렸거나 순진한 생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해시장, 이렇게 민심 외면해도 될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민선 김해시장은 민심을 이렇게 모를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내년이 지방선거인데, 이렇게 민심을 못 읽는 사람이 당선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니 역시 제가 순진하였더군요. 김해시장의 당락은 민심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 정당 공천이 좌우하는 것이더군요. 한나라당과 청와대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 눈치를 잘 살펴야 하는 것이지, 민심은 자신의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더군요.

 

이명박 정부 기구인 행안부는 또 그렇다치고,  민선 김해시장님! 민심이 천심입니다. 참 해도 너무하십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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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49재도 지나지 않았는데,
영결식 끝난지 1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아직까지도 국민들이 봉하마을로 오고있는데,

민심을 거스르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기사의 코멘트를 보니
국민장 까지만 해도 전직 대통령 예우는 다 한것이라는데,

하지만 전국적인 분향소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고인이 살고 계셨던 곳이 있는 동네인데,
약간의 기간동안은 그 곳에 조문을 올 수 있도록 하는것이
옳은게 아닌가 싶다.